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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어느 날 갑자기 피부에 생긴 동전모양 반점, 어루러기 진단을 받다.

by 상큼라온 2023.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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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니 옷도 가벼워지고, 짧아진다. 하지만 나는 어느 순간부터 한여름에도 무릎까지 오는 바지나 원피스를 절대 포기할 수 없게 되었다. 바로 허벅지에 생긴 어루러기 때문이다. 오른쪽 허벅지 한가운데에는 세 손가락 만한 어루러기 2개가 거의 2년 반 동안 자리 잡고 있고, 그로 인해 나는 여름이 와도 허벅지가 드러나는 옷을 입는 것을 피하게 되었다.

 

그랬던 내가 2년 반 동안 가지고 있었던 어루러기를 이제야 본격적으로 치료를 하게 되었다. 어루러기에 대해 알아보고 본격적인 치료 전 2년 반 동안의 이야기와 진단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치료에 대한 이야기와 경과는 추후 또 천천히 이야기해 보겠다. 

 

허벅지 부분의 환부, 두 개 합치면 약 손바닥 정도의 크기가 된다.

 

작은 반점에서의 시작, 어루러기 생기는 원인과 증상

 

한 2년 반 정도 전쯤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건강하지 못한 생활을 했을 때가 있다. 바쁘다 보니 식사도 대강 때우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운동은 하나도 못하고 매일 앉아서 컴퓨터로 작업만 했어서 그런지 몸 상태가 매우 안 좋았었다. 매일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만성피로, 갑자기 코피도 흘리고 그랬었다.

 

이러한 몸의 이상은 또 다른 증상으로 나타났는데, 어느날 갑자기 허벅지에 10원짜리 동전만 한 핑크빛 반점이 올라온 것이었다. 하지만 딱히 가려움이나 통증이 없었기 때문에 잠시 피부가 예민해서 뒤집혔을 거라고 생각해서 곧 가라앉겠지 하면서 자연스럽게 방치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예상과 달리 반점은 가라앉지 않고 하얗게 변하며 점점 크기를 키워나갔으며, 옆으로 번지듯이 새로운 반점이 생겨나기도 했다. 또한 겉 부분이 비늘처럼 변해서 벗겨지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후회되는 일이지만, 그때는 겨울이기도 했고 스스로 챙기는 것에 소홀했던 시기라서 그저 가리고 다니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그저 방치해 두었고 그렇게 1년 반이 지나갔다.

 

참고로 어루러기는 피부에 상주하는 말라세지아 글로보사 곰팡이균과 말라세지아 푸르푸르라는 곰팡이균에 의해 발생하며, 평소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면역력이 약해지거나, 곰팡이가 좋아하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여 어루러기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보통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며, 피부 중에서도 겨드랑이나 등, 가슴 등 땀이 많이 나는 곳에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루러기, 첫 병원 방문 및 치료

 

사실 이러한 반점 때문에 병원에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1년 전인 2022년 여름의 끝 무렵, 집 근처 피부과에 방문하였고 의사 선생님께서는 허벅지 반점 부분을 긁어 샘플을 채취한 후 현미경을 통해 관찰하셨다. 그리고 별 다름 말씀을 하지 않고 먹는 약과 바르는 연고를 처방해 주시면서 3일 뒤에 다시 오라고 하셨다.

 

하루 2회 꾸준히 약을 먹고, 연고도 하루 2~3회 환부에 발라주자 3일 동안 꽤나 가라앉았고, 3일 후에 또 방문했을 때는 환부만 보시고는 똑같이 약을 처방해 주셨다.

 

총 6일을 약을 먹고 연고를 바르자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호전되었고, 이를 보신 의사 선생님께서는 4일 치 약을 추가로 지어주시면서 "이거 다 먹으면 병원 굳이 다시 올 필요 없어요" 라고 하셨다.

 

4일 치 약까지 총 10일 동안 약을 먹으면서 연고를 바르자 약간의 흉터처럼 흔적만 남았을 뿐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 거슬렸던 반점이 쉽게 사라지는 듯했다.

 

 

어루러기, 재발과 본격적인 진단 과정

 

그렇게 치료가 된 듯했던 반점은 3~4주가 지나자 스멀스멀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연하게 나타나서 이전에 남아있던 흔적인가 긴가민가했는데 점차 주변 각질탈각도 일어나고 비늘처럼 피부가 벗겨지는 현상도 나타나는 것을 보아 다시 나타난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때는 거의 여름이 끝나갔기도 했고, 무엇보다 갑상선 이상을 처음 발견했을 시기라 허벅지 반점에 크게 신경 쓰지 못하고 또 방치해 두게 되었다. 다행인 것은 더 이상 번지지도 않고 커지지도 않고 그렇지만 사라지지도 않는 그 상태에서 계속 머물러있었다.

 

이번 봄에 결혼을 하고 자연스럽게 2세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아무래도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위해서는 내 몸이 좀 더 건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과정에서 허벅지 반점도 치료해야겠다는 결론이 났다. 본격적인 임신과 출산의 과정 중에서는 다른 질병을 치료하기에 제약이 많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병원에 가서 환부를 보여드리자 의사 선생님께서는 가장 먼저 어루러기가 의심되지만 보통 자주 발생하는 부위와는 다른 허벅지에 발생하였기 때문에 다른 질병일 가능성도 있다고 하셨다. 흔히 보이는 양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100%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대학병원 등에서 조직검사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시면서, 그렇지만 일반적으로는 95% 이상 어루러기라고 판단이 될 경우 어루러기 약을 써 보고 경과를 살피기 때문에 나 또한 약을 먼저 써보기로 하였다. 어루러기가 맞다면 보통 2주 정도 치료 후 경과를 보고 4~6주까지도 치료를 하기 때문에 장기전이 될 각오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

 

먹는 항진균제와 바르는 연고를 처방받았고, 간독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간보호제, 위장약 등을 함께 처방받았다. 일단 일주일 동안 복약 후 다시 내원하여 경과를 보기로 했고, 무엇보다 이 기간 동안은 눈에 보이는 어루러기를 빠르게 가라앉도록 도와주는 연고를 사용하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일주일 뒤에 경과를 본 후 연고를 바꿀 수 있다고 하셨다.

 

 

지금까지는 어루러기를 처음 발견하게 된 것과 원인, 증상, 처음 치료와 재발, 그리고 진단까지의 기나긴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혹시라도 피부에 동전모양의 반점이 생겨서 찾아보고 있는 중이라면 비슷한 증상의 질환들이 무척이나 많이 있으니 병원에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나처럼 미루고 미루다 가보면 치료가 되었다 해도 흉터로 남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한다. 앞으로는 꾸준히 복약하고 연고를 바르면서 변화되는 과정 또한 포스팅으로 남겨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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